학부교육 시스템의 비전제시 콜로키움-김현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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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의 교육방법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Learning 프로세스
김현정 교수
중국에서는 가마우지라는 새를 이용하여 낚시를 하는 어부들이 있다. 가마우지는 물고기를 잘 잡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배가 부르지 못하고 주인의 배만 채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이런 가마우지와 같이 능력은 있지만 정작 본인은 배가 부르지 못하고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즉 뚜렷한 목적의식이나 열정 없이 모든 과목에서 열심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시험을 잘 보는 학생들만 기르는 교육이 문제다. 평가시스템에 적응된 시험을 잘 보는 인력을 기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각 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해야 하며, 현 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비판적 사고라고 하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비판은 비난과 다르다. 비난은 상대방에 대한 악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비판은 현재 상황을 바꾸기 위해 언제나 희망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다. 본인이 박사학위를 받은 콜롬비아 대학의 경우,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고 있다.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비판적 의견을 위험으로 보지 않고 발전의 토대로 바라보고 있다.
비판적 성찰이란 reflection이다. context reflection, process reflection, premise reflection. 그 가운데 premise reflection 즉, 전제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 본질에 대한 성찰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교육만족도의 경우, 그것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한다. 기업에서 교육을 할 때 강의평가를 하고 있는데,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직원의 업무능력 향상이다. 교육만족도가 높은 것과 업무능력 향상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현업에서 얼마나 업무능력이 향상되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교육을 받는 직원들의 교육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대학교육에 있어서도 왜 교육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강의 만족도가 높은 것과 학생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과는 무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질문에 대한 생활화가 되었을 때 창의적이 된다.
그렇다면 질문을 어떻게 할까? 해체와 재정립(포스트 모던)이 필요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의 담론에 대해서 개개인이 해체하고 재정립하는 것이다. 내가 왜 대학에서 학생들을 교육시키는가? 취업을 위한 것이 아님에도 취업이 대학의 미션처럼 되어버렸다. 물론 잘 교육시키면 취업도 잘 될 것이다. 기업현장에서도 대학교육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예를 들어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입에 거품을 문다. 삼성폰의 경우, 이익의 70%가 소프트웨어, 30%를 하드웨어에서 가져가는데, 삼성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인재가 없기 때문이다. 창의적, 비판적인 사고가 부족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 따라서 교수가 먼저 교육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길러낼 때 사회에서도 제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힘 있는 자의 지배논리인 지식과 거대담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를 들어 양치질 3.3.3 법칙이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이 논리는 누가 만든 논리인가? 혹시 칫솔회사이나 치약회사에서 만든 것은 아닐까? 이와 같이 우리가 알고 있고 당연시 여기는 많은 것들을 살펴보면 별 근거가 없는 논리가 많다. 힘 있는 자가 우리를 이용하고 지배하기 위해 만든 논리들을 진리인양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비판적 사고를 대학에서 가르쳐야 하고, 비판적 사고가 좋은 학생을 만든다.
창의적 사고란 무엇인가? 창조는 편집이다.(에디톨로지: 김정운) 창조는 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인간에게 창조란 편집하는 것이다. 인간은 듣도 보도 못한 것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편집이란 관점이다. 어떻게 나름대로 편집할 것인지, 자기 관점과 색깔을 가지고 편집하기 때문에 똑같은 책을 읽어도 각각이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또한 창의적 사고에서 블루 오션 전략이 필요하다. 블루오션이란 경쟁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블루오션도 아주 새로운 것이 아닌 기존에 있는 것들을 잘 엮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아이폰(스마트폰)인데, 그 안의 기능들은 전혀 새로운 기능이 아닌 기존의 기능을 아주 묘하게 잘 엮은 것이다. 그러므로 시각이 다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적인 사고는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 때 강해진다. 그리고 경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기존의 학문경계는 1900년대에 서구사회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1900년대의 시각은 이 시대에 달라질 수 있고 융복합도 그런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체재가 아닌 대안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고가의 오디오 시스템 회사의 경쟁업체는 같은 오디오 시스템 업체가 아니라 명품백이나 고가의 물품이다. 실제로 사람이 물건을 살 때 같은 금액의 대체재가 아닌 대안재를 놓고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고 있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고, 대안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 그림을 보면서 강의를 마치고자 한다. 많은 불가사리가 바닷가로 밀려와서 햇빛에 죽어가고 있었다. 한 노인이 불가사리를 다시 바다에 던지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그렇게 던져서 이 많은 불가사리들을 살릴 수 있겠냐고 물었다. 이에 그 노인은 불가사리를 다 살릴 수는 없어도 이 한 놈한테는 생명을 줄 수 있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우리의 논의도 교육 시스템 전체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논의를 통해 현장에 있는 학생들을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를 길러줌으로써 제 역할을 하게 해준다는 마음으로 이 시간을 갖는다면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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