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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협소식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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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안녕하셨습니까?
유난히 길었던 혹한조차 시간의 섭리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3월의 설레임, 그리고 새내기들과 함께 찾아온 캠퍼스의 봄기운....
이번 학기도 신나고 보람 있는 계절되시기 바랍니다.
먼저 눈에 띄는 변화로, 정문 교명석이 2월 초에 세워졌습니다. 이는 그동안 교협이
일관되게 지적하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실이라고 자부해도 될 듯합니다. 앞으로는
숭실대의 뿌리와 정체성을 어떻게 찾고, 구현해 나갈 것인가 하는 보다 어려운 과제
를 향해 우리 모두 매진해야 하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나 겨울은 본교의 “합격자 발표 전산오류 사태” 및 “주요 보직자 집단
외유 사건” 등이 매스컴에 거듭 오르내림으로써 우울한 날이 많았습니다. 이제 새
학기를 맞아 우리 모두는 이를 전향적으로 매듭짓고, 심기일전해서 창의적 도전을
계속해 나가도록 하십시다.
1. “합격자 발표 전산오류 사태”에 관해서
(1) 교협의 적극적 제안(정책제안 47번)에 따라 구성되었던 ‘진상조사위원회’의
최종보고서가 1월 15일 제출되었습니다(교협 정책제안 49번). 대학 본부는
이를 적극 수용하여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사태의 엄중함에 비추어볼 때, 납득할만한 가시적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입니다.
(2)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전문성과 애교심을 발휘해 주신 위원님들, 그리고 입학
처의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그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편 대학 본부
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조차 왜 그토록 지연시켰는지, 그리하여 숭실대 공
동체를 왜 그토록 좌절시키고, 대외적 질타를 왜 그토록 자초했던가를 깊이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2. “주요 보직자 집단외유 사건”에 관해서
(1) ‘성지순례’란 기본적으로 종교적 참회 행위의 한 형태입니다. 이로 인해 구성
원의 갈등과 공동체의 분열을 초래하고, 사회적으로도 물의를 빚어 본교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면, 마땅히 총장은 이에 관해 총체적 책임을 지고 정중히
사과해야 합니다. 사실 총장의 사과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지 않습니까?
(2) 이번 “주요 보직자 집단외유 사건”은 집행부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발생했습
니다. 이는 마치 정치권 등에서 ‘애국’을 내세워 납세자의 세금을 자의적으로
수혜하는 집단외유 행태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이를 신앙적 명분으로
강변하려는 것이 오히려 문제입니다. 그 같은 일이야말로 캠퍼스의 탈기독교
화 내지 반기독교화를 조장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3) 이번 사건은 현 집행부의 안이한 상황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주요
보직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또 앞으로의 팀워크를 위해서 집단외유가 유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대학의 관행, 절차, 형평성 그리고 정서에 맞게
시행되어야 합니다. 이번 일은 제한된 소수를 상대로 비공개적으로 추진되었
으며, 교비 추경편성의 문제점이 ‘7차 대학평의원회’에서 분명하게 지적되었
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집행되었고, 더욱이 어떤 원칙으로 순례단이 구성
되어, 어떤 활동을 했으며, 그리고 경비는 어떠했는지 등의 내용이 전혀 공개
되지 않고 있습니다. 총장, 부총장 등이 결과보고서도 공개하지 못할 활동을
선교비 명목으로 주도하다니요? 학생들의 봉사활동인들 그렇게 하겠습니까?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이 같이 안이한 인식이 처음이 아니고, 또 언제든 재
발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최소한의 인사조치가 불가피한 이유가 여기에 있
는 것입니다.
(4) 이번 사건이 획기적인 제도개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선교비’를 확충
하여 학생 그리고 교수와 직원들이 유익하고 매력적인 국제적 봉사/체험 프로
그램을 많이 가지는 것은 매우 숭실답습니다. 어떠한 경우든 보잘 것 없는 물
질적 인센티브가 아니라, 충분한 준비, 순수한 가치들에 대한 열정, 비전 있는
자기희생, 그리고 내실 있는 신앙적 교육적 내용이 이러한 프로그램의 관건
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IT'와 ‘기독교’가 빌미가 되어 숭실대와 기독교적 가치가 사회의 웃음거리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행여나 대학 본부의 행정이 이 같은 빌미를 제공했다면, 이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당당하고 활기찬 “숭실다움” 학풍은
집행부가 모범을 보이고, 분별력과 절제를 발휘할 때 비로소 피어날 수 있는 꽃
입니다.
교수님 그리고 숭실 가족 여러분!
기독교 대학의 관리자가 신앙적 명분을 남용하고 도덕적 권위를 상실함으로써, 공동
체의 분열과 대학인의 순수성을 왜곡한 점에 대해, 많은 분들이 가슴아파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교수단의 대표로서 먼저 숭실대의 명예가 더 이상 실추
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말씀을 간곡히 드립니다. 또한 앞으로도 저는 숭실대
의 빛나는 유산을 지키고 경쟁력을 드높이기 위해 필요한 비판과 분노에 주저하지 않
겠습니다. 우리들의 무한한 잠재력과 흔들리지 않는 선의 그리고 양보할 수 없는
자긍심이 ‘숭실대 공동체’를 지배하는 풍토가 되도록 함께 가꾸어 나가십시다.
교수님, 그리고 숭실 가족 여러분의 가르침을 간절히 바랍니다.
내내 건승하소서.....
2011. 3. 3
교수협의회 회장 박 은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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